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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개최 민주주의 정상회의는냉전시대 진영 대립의 산물"9일 개막…홍콩 운동가 참석중국 인권침해 문제 집중 논의미중갈등 속 文 발언수위 주목 9일 미국 주도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앞두고 주한 중국대사관이 중국식 민주주의를 앞세우며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정면 비난했다. 최근 중국 정부가 자국 체제를 선전하고 미국식 민주주의를 비판하는 간행물 '중국의 민주'를 발간하고, 중국 외교부까지 나서 미국식 민주주의를 공개 비난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사진)는 지난 2일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와 주한 중국대사관이 공동 개최한 학술세미나에 참석해 "미국이 개최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본질적으로 냉전시대 정치적·진영적 대립의 산물"이라고 비난했다. 싱 대사는 이어 "중국은 민주주의를 무기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고 발전을 억압하는 (미국식) 가짜 민주주의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이날 행사는 중국 베이징대, 한국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등 양국 전문가들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해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겸 총서기의 장기 집권을 결정한 중국 공산당 19기 6중전회 이후 정세를 학술적으로 토론하는 자리였다. 싱 대사는 이 자리에서 "19기 6중전회는 중국 공산당 100년을 맞이하는 중요한 회의였다"며 "중국 공산당은 인민민주주의를 실천하고 민주주의의 효율성,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유기적 통일을 실현해왔다"고 주장했다.앞서 지난달 싱 대사는 국회의원 간 중국 연구모임인 한중차세대리더포럼에 참석해 "중국식 민주주의는 진정한 의미에서 인민을 중심으로 인민의 정치·경제·사회 등 광범위한 권리를 보장하고 실현하는 전 과정의 인민민주주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싱 대사의 중국식 민주주의 옹호는 최근 중국 정부의 자국 민주주의 홍보와 같은 맥락이다. 지난 4일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중국의 민주'라는 제목으로 2만2000자 분량 백서를 발간해 자국 현실에 맞는 제도가 가장 민주적이며 중국 공산당이 민주를 견지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중국 국무원은 이 문서의 중문본과 영문본을 전 세계에 배포하고 중국 정부는 "민주는 장식품이 아니라 인민이 해결을 원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돼야 한다"면서 "민주는 각국 국민의 권리이지 소수 국가의 전유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싱 대사를 비롯한 중국 정부인사들이 이처럼 중국식 민주주의를 설파하고 있는 것은 미국이 9일부터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열고 이념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도 여기 참석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회의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의 주요 동맹국 정상은 물론 110개 국가와 시민사회, 민간 부문이 영상으로 참여한다. 미국은 이번 회의에 대만도 초청해 중국의 거친 반발이 예상된다. 중국이 아파하는 부분인 홍콩의 민주주의 운동가에게도 단독 연설 기회를 부여하는 등 면면이 중국식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 요소가 숨어 있다.7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사전 브리핑에서 이번 회의의 주안점이 권위주의와 부패에 맞서고 인권을 촉진하는 등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데 있다고 밝혀 중국을 간접적으로 겨냥했다. 그는 미국이 이번 회담에서 △자유롭고 독립적인 미디어 강화 △부패 퇴치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수호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기술 활용 등에 대한 새 구상을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첨단 기술이 인권 침해에 활용되지 않도록 관련 수출 통제 체제를 확립하는 방안도 논의될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덧붙였다.이는 중국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과 인공지능(AI), 안면인식기술 등을 활용해 비판적인 국내외 언론인과 지식인, 운동가들을 검열·통제하고 있는 점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중국과 러시아 견제를 분명히 하면서 9일 영상으로 참석할 예정인 문 대통령의 발언 수위도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행사 취지에 맞게 우리 정부의 민주주의와 인권 증진 등 성과를 소개하고 국제사회에 협력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사이에서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인 만큼 문 대통령 역시 중국을 겨냥한 직접적인 발언은 자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회의에 초청된 것 자체가 사실상 미국의 중국 견제에 동참하라는 압박이 될 수 있어 문 대통령의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