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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수의 카운터어택] 힘차게 달린다, 그녀

  • 작성자 : 풍용윤
  • 작성일 : 20-11-15 03:41
  • 조회수 : 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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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수 스포츠팀장
1896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은 남성만의 잔치였다. 올림픽이 여성에게 처음 문을 연 건 1900년 제2회 파리 대회다. 당시 여성 종목은 테니스 하나뿐이었다. 올림픽 육상 종목에 여성이 출전한 건 1928년 제9회 암스테르담 대회부터다. 남성은 100m부터 마라톤까지 달리기와 뛰기(도약), 던지기(투척) 등 세부종목이 22개였다. 반면 여성은 고작 5개였다. 여성에게 허락된 달리기 최장거리는 800m였다.

여성이 ‘올림픽의 꽃’ 마라톤에서 달리기까지는 그로부터 또 60년 가까이 걸렸다. 1984년 제23회 로스앤젤레스 대회가 여자 마라톤이 열린 첫 대회였다.

바이든과 전화 통화하는 해리스. [사진 트위터]
여자 마라톤 역사는 양성평등 발전의 역사다. 올림픽 마라톤을 향한 여성의 도전은 제1회 대회부터였다. 그리스 여성 스타마타 레비티(1866~?)는 남자 마라톤 경기 다음 날 같은 코스에서 혼자서 달렸다. 5시간30분 걸려 완주했고, 그 소식이 신문에 보도되면서 알려졌다. 아쉽게도 레비티의 이후 생애는 알려진 게 없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인정한 여자 마라톤 첫 세계 최고기록은 영국의 바이올렛 피어시(1889~1972)가 1926년 세운 3시간40분22초다. 올림픽 여자 마라톤 첫 금메달리스트는 미국의 조안 베누아로, 2시간24분52초에 완주했다.

여자 마라톤 하면 보스턴 마라톤 대회를 빼놓을 수 없다. 미국 여성 로베르타 깁은 보스턴 마라톤 출전을 목표로 2년간 훈련했다. 1966년 대회에 출전을 신청했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깁은 일단 뛰기로 했다. 대회 당일 출발선 부근에 숨어 있다가 달리기 시작했고, 완주했다. 깁의 이야기를 접한 20살 여대생 캐스린 스위처는 이듬해인 1967년 대회 출전을 결심한다. 여성이란 걸 숨기려고 이름도 이니셜(KV 스위처)로 등록했다. 261번 번호표를 가슴팍에 단 스위처는 긴 머리를 휘날리며 달렸다. 남성 사이에서 뛰던 여성을 발견한 조크 셈플 대회 조직위원장은 스위처를 주로에서 끌어내려 했다. 이 순간을 포착한 사진을 ‘라이프’지가 게재했고, 역사의 상징적 한 장면이 됐다. 스위처는 4시간20분에 완주했다. 보스턴 마라톤은 결국 1973년 여성에 문을 열었다.

여성의 달리기에 관해 긴 서설을 푼 건 지난주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동영상을 얘기하고 싶어서다. 일명 ‘조, 해냈어(We did it, Joe)’ 영상이다.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7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의 통화 영상이다. 운동복 차림의 해리스는 달리던 중이었다. 인종(자메이카와 인도의 혼혈 흑인), 성별(여성) 모두 마이너리티인 해리스는 차별을 뚫고 힘차게 달렸다. 당선 소식을 접한 그 순간에도 달리고 있었다. 힘차게 달린다, 그녀. 힘차게 달리자, 모두.

장혜수 스포츠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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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당선과 한반도 정세, 당신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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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코로나 확산세 거세지는 가운데 집회 강행
99명씩 모여 전국 곳곳에서 '꼼수 집회'…방역 우려
개천절 '재인산성' 정부, 이번엔 상반된 대응 보여
유시민, 민노총엔 침묵·'재인산성' 옹호…맹폭 자초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전태일 50주기 열사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전태일 3법 쟁취 결의를 다지고 있다. ⓒ뉴시스진보단체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코로나19 재확산세가 거세지는 데 따른 우려에도 불구하고 14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집회를 강행했다. 이들이 방역 당국의 제재를 교묘하게 피해간 '꼼수 집회'를 진행한 가운데, 보수단체가 주축이 돼 집회를 추진했던 개천절 때와는 확연히 다른 정부의 대응 방식에 "방역에도 이중잣대를 적용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민노총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을 포함한 전국 곳곳에서 '전태일 50주기 열사 정신 계승 전국 노동자대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서울시가 100명 이상 모일 경우 해산하겠다는 조치를 피해가기 위해 99명 씩만 모아 곳곳에서 분산 집회를 열었다. '꼼수'라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아울러 코로나 시국 속 시민단체의 집회 개최를 향한 정부의 상반된 대응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불과 지난달이었던 개천절에 일부 보수단체들이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려는 시위를 강행하려 하자, 주요 거점으로 사용하려던 광화문 광장을 버스 300대로 둘러싸 봉쇄한 '재인산성'의 기억이 또렷하게 남아있는 탓이다.

더욱이 코로나19의 확산세는 이날을 기준으로 개천절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한 상황이다. 지난달 10월 3일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75명이었던 데 반해 이날 집계된 신규 확진자는 205명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민노총의 집회가 열린 서울 주요 곳곳 도심에선 '재인산성'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방역 당국은 지난 개천절 보수단체들이 안전을 위해 차량에 탑승한 채 집회를 진행하겠다는 요구까지 철저히 묵살했고, 이에 '국민 기본권 침해' 논란까지 불거진 바 있다. '이중 잣대'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정부, 보수단체 집회와 다른 잣대로 민노총 수수방관
네 편 내 편 가르는 '선택적 방역', '정치방역'…실로 낯 뜨겁다"
비판 되받아치는 민노총…"이상하게 몰려…집회 방해하지 말라"


경찰이 지난달 3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에 차벽을 설치해 통행을 차단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야권에선 이 같은 정부의 행보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오늘 민노총의 대규모 민중대회 개최에 정부는 앞선 보수단체의 집회 등과는 다른 잣대로 수수방관하고 있다"며 "개천절 당시에는 재인산성까지 쌓으며 코로 방역에 열을 올리던 정부가 오늘 집회에는 슬그머니 발뺌을 하니, 네 편 내 편을 가르는 선택적 방역, 정치방역이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이중적 대응도 규탄의 대상이 됐다. 김 대변인은 "(보수단체가 주도했던) 광복절 집회에는 엉뚱하게 '제1야당의 책임'이라고 몰아붙이던 민주당은 '(민노총 집회로 코로나가 확산되면) 모든 책임은 주최 측에 있다'며 슬그머니 발뺌을 했다"며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광복절 집회의 주동자를 '살인자'라고 하더니 이번 집회에 대해서는 '방역기준을 이행하리라 본다'고 답변했다. 실로 낯 뜨거운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집회를 주도한 민노총은 자신들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되받아쳤다. 한상진 민노총 대변인은 이날 집회 도중 "민노총이 이상하게 자꾸 몰리는 것 같다"며 "조용했으면 좋겠다. 지금 99명이 모여서 집회를 준비하고 있고 집회하는데 방해를 안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시민 "자유론 따르면 정부가 집회 막는 게 의무"…민노총 집회엔 침묵
김근식 "유시민, 편향된 주장만 인용…그들의 '선택적 정의' 적용된 것"
진중권 "유시민 또 사기 치고 있어…얼마나 무식한 소린지 밝혀 드릴 것"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한편 이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재인산성'을 통한 정부의 광화문집회 봉쇄를 옹호하는 '궤변'을 들고나와 거센 비난 세례를 받기도 했다.

유 이사장은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영국의 철학자이자 경제학자였던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들고 나와 "광복절 광화문집회 때는 코로나 대규모 확산이 한 번 일어났었다"며 "이 경우 집회를 방치하는 것은 타인의 자유와 복리를 부당하게 침해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자유론에 따르면 집회를 막지 않으면 정부가 의무를 다 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 이사장은 광복절과 개천절 당시보다 코로나 확산세가 크게 늘어난 이날 열린 민노총의 집회에 대해서는 별다른 코멘트를 하지 않아 '차별적이고 이중적인 해석'이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는 "유 이사장이 밀의 자유론을 내세워 개천절 '재인산성'을 정당화하는데, 밀의 자유론이 함유하고 있는 더 큰 가치는 다수의 의견이라는 이유로 소수의 의견을 제약하는 이른바 '다수의 폭정(The tyranny of the majority)으로부터의 자유'였다"며 "다수의 전제(專制)는 정치적 폭압보다 위험하고, 집단의 여론이 개인 자율성을 침해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유 이사장은 개천절 재인산성을 정당화하는 편향된 주장만 인용할 뿐, 유 이사장과 대깨문이 자행하는 다수의 폭정에는 입을 다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개천절 불심검문은 정당하고 민노총 집회는 모른 척 하는 것"이라며 "그들의 선택적 정의는 자유론에서도 선택적·편향적·차별적 해석으로 적용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명예교수 또한 "유시민이 '자유론'을 가지고 또 사기를 친다"며 "이건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지성의 문제로, 유 이사장이 알면서 그러는 게 아니라 정말 몰라서 그러는 것 같다. 이게 얼마나 무식한 소리인지 잘근잘근 밝혀드릴 것"이라며 차후 추가적으로 유 이사장의 궤변을 반박해 나갈 것임을 예고했다.

데일리안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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