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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와 줄리엣 고향으로 유혹하는 차이콥스키 명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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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로미오와 줄리엣 고향으로 유혹하는 차이콥스키 명곡

이탈리아는 아름답고 독특한 도시가 수도 없이 많은 나라이다. 차이콥스키의 ‘이탈리아 기상곡’과 같은 음악을 들으면 이탈리아 여행을 꿈꾸게 된다. 이탈리아의 매력적인 도시들 중 북부지방 아디제 강변에 자리 잡은 베로나는 이탈리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베로나는 쾌적하고 아름답고 품위 있는 환경을 자랑하는 유서 깊은 고도이다.

 

베로나에서 고대 로마의 대표적인 유적은 원형극장 아레나(Arena)와 반원형 극장이다. 현재 아레나는 야외 오페라 공연장으로 사용되고 있고 아디제 강 건너 언덕 기슭에 있는 반원형 극장에서는 여름이 되면 셰익스피어의 희곡이 공연되는데 그중 가장 인기 있는 레퍼토리는 단연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사실 베로나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고향이란 사실 하나만으로도 전 세계 사람들을 유혹한다. 또 차이콥스키가 작곡한 ‘환상서곡 로미오와 줄리엣’은 불멸의 사랑의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마음속에 되새기게 한다.

 

 

베로나의 심장 에르베 광장. 줄리엣의 집은 이 광장 가까이에 있다.
베로나의 심장 에르베 광장. 줄리엣의 집은 이 광장 가까이에 있다.

 

베로나에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과 비극의 현장이 여러 군데 있다. 로미오의 집은 스칼라 가문 묘소 거리에 있고 줄리엣의 집은 베로나의 심장 에르베 광장 가까이에 있다. 또 중세 성벽 밖 성 프란체스코 수도원 지하실 입구에는 셰익스피어의 석상이 세워져 있고 희미한 불빛이 켜진 지하실에는 줄리엣의 텅 빈 대리석 관이 있다.

이런 현장 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은 줄리엣의 집이다. 사람들은 줄리엣 동상 앞에서, 또 로미오가 나무를 타고 올라갔다는 줄리엣의 발코니 아래에서 사랑의 의미를 되새긴다. 그런데 로미오의 집, 줄리엣의 집, 줄리엣의 관이 있다고 해서 ‘로미오와 줄리엣’이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라는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루이지 다 포르토라는 이탈리아 작가가 1530년경에 쓴 이야기를 바탕으로 1590년대 중반에 셰익스피어가 희곡으로 재창조한 것이다.

  

줄리엣의 집에 있는 줄리엣의 동상과 발코니.
줄리엣의 집에 있는 줄리엣의 동상과 발코니.

줄리엣의 집은 13세기의 건물을 그럴듯하게 복원한 것일 뿐이지만 일 년에 전 세계에서 150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이를 보러 몰려오고 있다.

줄리엣 집의 벽은 수많은 방문자들이 써 놓은 낙서들로 가득 차 있는데 대부분 사랑을 찬양하는 글이다.

하지만 사랑의 상처로 고통 받은 사람이라면 어떤 글을 남길까? 그러고 보니 차이콥스키가 떠오른다.

차이코프스키는 동성애자였다고 전해지긴 하지만 일생동안 세 명의 여인과 관계를 맺었다.

1868년 28세의 차이콥스키는 벨기에 출신의 소프라노 데지레 아르토(Désirée Artôt)와 깊은 사랑에 빠져 결혼할 계획도 세웠으나 이별로 끝나고 말았다.

 

다음해 러시아 국민악파 5인조를 이끌던 발라키례프(M. A. Balakirev)가 권유하여 착수한 ‘환상서곡 로미오와 줄리엣’이 차이코프스키 최초의 걸작이 되었는데(오늘날 듣는 것은 두 번 수정한 버전이다) 이 곡에서 나오는 부드럽고 달콤한 ‘사랑의 테마’ 선율에는 사랑했던 그녀를 향한 간절한 마음이 담겨있는 듯하다.

그후 1877년, 37세였던 그는 제자였던 밀류코바가 열렬하게 구혼하는 바람에 엉겁결에 결혼했다. 하지만 결과는 비극적이었다. 차이콥스키는 그녀의 불안정한 정신 상태를 견디지 못하고 결혼한 지 2달 반 만에 집을 뛰쳐나갔다.(그 후로 그녀를 평생토록 만나지 않았다.)

 

당시 그는 예술가들을 적극 후원하던 부유한 미망인 폰 메크 부인과 서신교환을 했는데 그녀는 그에게 13년 동안 매년 재정적으로 크게 지원해 주게 된다. 경제적으로 안정된 차이콥스키는 모스크바 음악원을 그만두고 오로지 자유롭게 작곡에 전념할 수 있었고 또 이탈리아를 비롯 유럽 여러 나라로 여행할 수 있었다.

 

줄리엣의 관이 있는 곳 입구에 세워진 셰익스피어 기념상.
줄리엣의 관이 있는 곳 입구에 세워진 셰익스피어 기념상.

그녀와의 서신교환은 매우 열정적이었다. 그런데 두 사람은 서로 만나지 않았다.

심지어 피렌체에 같은 시기에 있으면서도 서로 마주치는 것을 피했다. 그러니까 그녀는 보이지 않는 후원자였던 것이다.

그런데 어느날 그녀는 갑자기 지원금을 끊고 그와의 관계도 끊었다.

표면적인 이유는 그녀가 파산했다는 것이지만, 숨기고 있는 지병, 또는 가족으로부터의 압력 등 다른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런 식으로 세 명의 여인과의 관계를 끝낸 차이콥스키가 만약 줄리엣의 집 벽 앞에 섰더라면 어떤 글을 남겼을지 궁금해진다.

차이코프스키에게 이탈리아 여행은 번뇌로부터 자유와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것을 의미했다. 그래서 그는 이탈리아 여행의 추억을 ‘이탈리아 기상곡’에 담았다. 그런데 아쉽게도 그는 이탈리아 여행 중에 베로나를 방문하지 않았다. 그가 젊은 시절 이탈리아를 여행하기 전에 작곡한 ‘환상서곡 로미오와 줄리엣’이 많은 사람들에게 베로나 여행을 꿈꾸게 하는데도 불구하고. 하긴 셰익스피어도 베로나를 방문한 적이 없지만.




줄리엣의 집 벽을 가득 채운 ‘사랑의 낙서’.
줄리엣의 집 벽을 가득 채운 ‘사랑의 낙서’.
정태남

◆ 정태남 이탈리아 건축사

건축 분야 외에도 음악·미술·언어·역사 등 여러 분야에 박식하고, 유럽과 국내를 오가며 강연과 저술 활동도 하고 있다. <유럽에서 클래식을 만나다>, <동유럽 문화도시 기행>, <이탈리아 도시기행>, <건축으로 만나는 1000년 로마>, <매력과 마력의 도시 로마 산책> 외에도 여러 저서를 펴냈으며 이탈리아 대통령으로부터 기사훈장을 받았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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